2008년 05월 06일
호튼(Horton Hears a Who)

마침 호튼에 관한 얼음칼 형님의 글이 있어 트랙백
1. 어린이날은 가족과 함께....라는 피할 수 없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어제는 아이들과 하루 종일 함께 놀아주어야만 했다. 함께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공원에서 축구하고, 자전거 타고 뭐 할 수 있는 걸 다 하다가 도저히 지쳐서 안 되겠기에 큰 아들 꼬셔서 저녁에 함께 보러간 영화가 바로 호튼. 큰 아들이 어릴 적 가장 좋아한 동물이 코끼리라서 그런지 평소 큰 아들도 이 영화가 보고 싶다고 말한 기억이 나서, 잘 됐다 싶어 금방 예매를 하고 보러갔다.
2. 결과는 대실망. 근처에 자막판을 상영하는 곳이 없어 할 수 없이 더빙판을 보았는데 호튼을 연기한 차태현의 목소리는 너무 정신 없었고, 시장은 연기한 유세윤은 생각보다 괜찮기는 했지만 그래도 뭔가 2% 부족.
3. 줄거리도 정말 수준 이하다. 영화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기 때문에 코끼리가 말을 하고 날아다닐 수도 있지만 최소한 앞뒤는 맞아야 말이 되지 않겠나? 엉망인 스토리를 어디서부터 지적할 지 엄두가 안 나서 이 부분은 그냥 생략.
4. 그리고 ‘아무리 작더라도 생명은 존중해야 한다’는 주제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영화의 악당은 작은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작은 생명이 있다는 것을 안 믿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던가? 차라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함부로 없다고 단정하지 마라’라는 것이 이 영화에 더 걸맞는 주제가 아닌가?
5. 최근 내가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어서 그런지, 그런 식으로 보자면 이 영화는 무신론자들에 대한 유신론자들의 은유적인 반박으로도 보인다. 작은 마을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호튼과 캥커루의 싸움은 마치 이 세상의 운명을 두고 싸우는 선한 신과 악한 신의 싸움으로도 보이고, 그러한 존재를 믿지 않은 마을 주민들에게 세상의 종말을 경고하며 호튼의 존재를 설파하는 시장의 모습은 여러 종교에 등장하는 선지자를 연상케 한다.
6. 하여간 영화를 보는 내내 어른들의 웃음 소리는 들을 수 없었고, 애들 역시 간혹 나오는 슬랩스틱 장면에서 조금 키득거릴 뿐, 별로 대단한 반응은 아니었다. 어쨌든 그래서 결론은 비추 되시겠다.
# by | 2008/05/06 10:35 | 영화,연예 마당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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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줄거리에 정말 별게 없다는 것에는 100% 동감입니다.